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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작가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서로를 미워하며 헤어질 예정이었는데
서로를 그리워하며 헤어지게 되었다.
그냥, 그런 마음이 남았고
두 사람은 그 마음을 그대로 둘 예정이다.
나에게도
그냥 그런 마음이 남아 그대로 두고 있는 마음이 있다.
그런 마음을 간직한 채 일상을 지내는 해인과 우경이 너무 애틋하게 다가온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같이 알던 사람을 만나고,
함께 겪었을 수도 있는 일을 혼자 겪고,
멀리서도 아른 거리는,
그 곳의 날씨가 그 사람의 하루가 걱정되는 그런 일상.
참아도 보고,
바쁘게도 지내보지만,
메일 한 통 보내게 되어버리고,
기다리게되는 그런 일상.
그런 일상들이 수없이 반복되고 나면,
점점 참을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가끔은 잊고도 살고,
꿈에서도 보고,
그러다 그냥 해인의 마지막 생각처럼
괜찮게 지내기를,
어딘가 그 사람의 자리에서 괜찮기를.
그런 마음만 남는다.
해인의 마지막 생각과 작가의 말을 읽고,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놓치고 온 부분이 많겠다는 생각.
수면 아래 그 고요하고 깊숙함을 해인의 마음에 빗대어 진 건 아닐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