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기묘하게 조립된 끔찍한 이형의 생물 같았다. 악수하는 손과 내미는 손을 뿌리치는 손이 있다. 적의가 느껴지는 눈동자와 포용하는 눈동자가 있다. 비판하는 검지와 응원하는 엄지가 있다.
표정엔 혐오와 증오의 그림자가, 입가엔 웃음이, 냉정한 눈동자엔 눈물과 피눈물이 고여 있다. 각각의 말들이 내 몸에 달려드는 불 과 물처럼 느껴진다. 얼어붙듯 감각이 마비되다가도 심장에 열이 올라 얼굴이 붉어진다. 얼굴을 감싸고 몸을 타고 흐르는 정체불명 의 기운들이 빠져나가길 기다렸다. 어금니를 꽉 깨물고 더는 갈리 지 않는 이를 힘을 다해 갈며 잇새로 바람을 빨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