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과연 그런가? 그림 속 웨이트리스는 무표정하고 계산대 앞 점원은 권태로운가? 두 사람이 교류하고 있지 않은 것이 '단절'의 상징인가? 한창 바쁜 시간에 웨이트리스와 계산원이 서로 활기차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은가? 직장인이 일터에서 각자 자기 일에 골몰하고 있는 것이 '고립'이고 '소외'일까? 우리는 호퍼의 작품을 외로움과 인간소외라는 키워드로 읽어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나는 생각해본다. 처음부터 활기찬 그림이라 인지했기 때문인지 오히려 나는 일에 몰두한 웨이트리스에게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특유의 에너지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