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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는 것은 우리 안에 있는 아직 교화되지 않은 존재, 젊음이다. 노인은 어찌할 수 없는 절망감에 맞서 다양한 감정들을, 프란츠에 대한 나의 정열과는 조금도 관련이 없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사랑이러고 부르기도 하는 다양한 감정들을 고안해낸다. 동물 사랑, 어린이 사랑, 자연 사랑, 일에 대한 사랑과 신에 대한 사랑, 인간애, 음악애호, 일반적인 예술애호......
교화된 인간은 자신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을 사랑한다. 그는 개를 사서 개를 사랑한다. 개가 죽으면 개를 새로 사서 그 개를 다시 사랑한다. 나에게는 그것이 쉬웠다. 프란츠를 만나기 전 나는 그 영원한 브라키오사우루스를 사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