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갖지 못한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신분을 속일 수 있다는 건 어쩌면 자격 이상의 능력이겠지만, 사회는 그것을 끝까지 용납하지 않는다. 그리고 안나 자신도 스스로 끝까지 가지는 않는다. 적당한 시기에 자신이 아닌 자신을 내려놓고 사라지는 것으로 위기를 벗어난다. 왜 자신 원래의 모습 살 수 없었을까? 허영심, 부에 대한 욕심 때문에? 자격을 속여서 생활한 그녀의 모습은 모두 위장일 뿐이었을까? 그것이 그녀의 본모습은 아닐까?
이달책 qestion4에서 자기 자신과 타인. 그 누구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아 고독해질 때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라고 묻는데, 극복에 대한 답을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타인은 커녕 자기 자신조차 온전히 이해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인 것만 같다. 삶, 그 속에서 고독은 기본값이고 그것을 극복할 수 없다. 다만 그저 함께하는 사람들고 사랑하기도 하고 미워하기도 하고 웃고 울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면 그 고독을 잠시 묻어두는 것. 어느 날 불쑥 솟아오르기도 할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