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페이지를 펼치는 순간 이미 이 책을 사랑하게 될 것 같았다. 함께 다니기 적당한 두께의 책이 된 것은 적당한 여백 덕분인 듯도 하다.
내가 바닷가에 있으면 물가에서 겪은 일이 쓰여있다. 내가 무대 위 누군가를 생각하면 연극과 배우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있다. 내가 이 책은 바로 팔아버리고 싶은 다른 책과 다르구나 생각하고 읽고 있었더니 그런 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자기비하에 빠져들 뻔 하고 있었더니 자학으로 증명하지 말라고 한다. 나를 아주 보편적인 사람으로 느끼게 해주고, 또 특별한 사람처럼 느끼게 해준다. 물론 약간의 기시감일 뿐 내가 느낀 것도 아니고 이런 글을 쓸 수도 없다. 그래도 내가 이 글을 사랑할 수는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