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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양자역학부터 인 것 같다.
AI가 우리의 앞에 오게 된 것이.
AI가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했던 바둑에서
인공지능 알파고의 등장으로 인간은
겸손해졌다.
다른 모든 것과 인간을 구분 지었던
창의성, 예술성이 더 이상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아마도 이러한 충격에서 이 소설을
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특이한, 아주 생소한 형택의 소설이다.
사람의 전기, 다큐멘터리, 기록 등을
참고하여 실제의 이야기를 가져야
이야기의 대상을 바라보는 지인으로
글이 진행된다.
그들이 느꼈던 감정, 대면한 상황은
기록에 의한 사실일 수도 있고
작가의 창작일 수도 있는
리얼하지만 진짜가 아닌 그런 글이다.
폰 노이만에선 영화 오펜하이머에
나오지 않은 것에 대해 이유를
유추하며 읽었고,
이세돌 편에선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결을 읽으며 이상하게도 눈물이
흐를 것처럼 감정이 복받쳐 올랐다.
현재 인간은 AI가 도출한 값에 대해
파악할 수 있을까? 지금은 가능하더라고
앞으로는 알 수 없게 될 것이다.
우린 AI에 의지하게 되고 과거 알파고가
이세돌에게 진 유일한 대국처럼
학습에서 벗어난 상황에서 내린 판단을
의심하지 않고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수레바퀴는 굴러가기 시작했고 이제 인류가
멈추기엔 멈추지 못하는 단계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