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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어설프게 알고 있던 프랑켄슈타인과 너무나 다른 깊이에 놀랐다. 그저 괴물에 관한 광적인 이야기 일거라 생각했는데, 19세의 나이에 썼다고는 믿겨지지 않는 문장력에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즐거웠다. 두 축이 되는 빅토르와 그의 창조물의 이야기. 괴물이라고 칭해지는 창조물, 선으로 시작된 본성이 고독과 외로움, 냉대와 이해받지 못하고 거부되는 존재라는 사실에 점점 진짜 괴물이 되어가는 창조물. 결국 선한본능에 자신이 행한 악행들에 괴로워하며 죽음을 선택하는 그의 이야기는 여러가지 의미로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또 다른 인물인 빅토르, 선한 성품은 가지고 있지만 지식에 대한 욕망으로 점점 이성을 잃어가고 결국 자신이 초래한 불행에 발목을 잡히는 인물. 빅토르가 한 여러가지 선택들로 빅토르 자신도 괴물도 불행을 겪게 되는데 본인이 자처한 불행이란 생각이 들어 괴물에게서 들었던 안타까움 보다는 어리석음을 더 느꼈다. 내면의 비뜨러짐과 외면의 비뜨러짐, 어느것이 더 치명적일까? 프랑켄슈타인을 읽으며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되어 좋았고,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위로와 안식을 깊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빅토르와 괴물 모두 평화가 깃들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