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쪽
전반부는 내가 어떻게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으며 선생님을 알아가는 과정에 선생님의 미스테리한 언행을 보고 스스로 의문을 갖게된다. 또한, '나'는 불투명한 장래에 대한 번민중인 청년기적 방황중이고 아버지의 병간호와 홀로 남겨진 어머니에 대한 부채가 맞물려 혼란스러운 가운데 오직 의지하던 선생님이 죽음을 앞두고 고백을 접하는 내용이 전반부 내용이며, 메이지 시대가 끝나갈 때 즈음 청년이었던 선생님이 친구 K의 하숙집 딸에 대한 절절한 사랑의 고백을 듣고서도 그의 감정을 묵인, 무시하고 본인의 욕구에 따라 행동을 한 결과에 대한 자책이 후반부 <선생님과 유서>의 내용이다. 타인과의 관계와 가족간의 관계 속에서 소소한 일상과 병간호, 죽음이라는 매개를 통해 낱낱이 민낯을 드러내는 것을 보게 된다. 부모, 형제간의 관계, 종국에는 본인만 알던 비밀을 내게 고백을 한 선생님과 나의 관계, 아내에게도 말 못하고 끝까지 오해를 받는 선생님과 사모님의 관계, K를 배신하고 죽음에 이르게한 선생님과 K의 관계등이 마치 나의 마음을 들킨것 같은 세심한 심리 묘사가 인상적 이었다. 선생님 자신은 몰랐으나 K에게는 선생님이 큰 정신적 의지였음을 K의 죽음을 통해 알 수 있었는데 책에서도 언급이 되었듯이 아무도 남지 않은 극한 외로움에서의 자살을 한 것이었는데, 다른 이에게 받은 상처가 또 다른 이에게 고스란히 똑같은 상처를 낼 수 있다는 그 경고가 섬뜩했고, 끊임없는 자책과 죄책감으로 인생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모습을 보고 살아있으나 심리적 자살이라고 느꼈다. 쉽게 읽히나 쉽지 않은 소설이었고, 끊임없는 죄의 회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