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하게 밀어부친 소녀의 거짓말, 겉과 속이 달랐던 방관자들의 비겁함, 높은 신분 앞에서의 공권력의 무력함, 세밀하게 묘사된 참혹한 전쟁의 공포, 거짓말과 전쟁 속에서도 놓치지 못했던 연인의 사랑, 속죄하고자 노력했음에도 진정한 용서를 빌지 못하고 평생을 죄책감으로 살아야 했던 성공한 소설가로서의 내면등이 생생해서 마치 책 속의 각 인물들이 되어 변명도 해보고 용서를 구하고, 도저히 용서를 할 수 없는 경험을 해보았다. 개인적 분노로 시작된 작다면 작은 거짓말이 큰 파도가 되어 죽음을 가져오고,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야 했던 브라이어니를 보며 오히려 사랑하고 그리워 하는 마음으로 짧은 삶을 마감한 로비와 세실리아의 운명이 가혹하지만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시대적 사건의 흐름에 휩쓸리고 인간적 고뇌가 느껴진 대서사 한 편을 읽게 되어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