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쪽
제목과 표지부터 강렬하게 다가온다.
온라인 책소개를 빌리면 제목의 ‘젖니(milk teeth)’는 미처 깨닫지 못했거나 아직 벗어나지 못한 상처와 미숙함을 은유한다. 소설에서 뽑아내지 못한 젖니를 지닌 채 살아가는 흔들리는 존재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낸 이 소설은, 불안정한 삶 속에서 자기만의 자리를 찾고자 애쓰며 살아가는 청춘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그 시절을 보낸 이라면 흔들리는 내면에 끊임없이 방황하는 모습에 아마도 나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불안정한 삶속에서 어린시절의 상처는 성인이 된 주인공에게 불쑥불쑥 모습을 드러낸다.
자신의 몸에 대한 열등감, 유년시절 아버지에 대한 상처의 기억, 안정된 정착지가 아닌 유목민처럼 이리저리 거처를 옮기는 삶이 불안함으로 유년기의 젖니처럼 존재하고있다.
현재, 과거를 오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현재 만남을 유지하는 당신과의 관계속에서 때로는 억압으로, 때로는 폭발로 나오고, 외면과 내면에 대한 열등감은 자격지심으로 끊임없이 그녀를 옭아맨다.
그녀의 입장에서는 상처를 안고 힘들어하지만, 최대한 상대를 맞춰주기 위해 말을 아끼고, 먹고 느끼는 부분에 대해 자신의 감정을 지속 드러내지 않는다. 또한, 상대는 그런 그녀에 대한 배려를 위해 계속 맞춰주려하지만, 내면의 상처는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모난 돌처럼 반응하는 그녀로 인해 또 다른 상처를 입는다.
소설 속의 나는 나를 찾기위해 몸부림치는듯하지만, 유년시절의 몸에 대한 잘못된 가치관으로 나의 삶을 제대로 살아내지 못하고 있다. 나스스로를 아끼지 않고, 사랑하지 않기에 다른사람의 관심에 목말라하거나, 왜곡해 해석하기도 한다.
책을 읽는동안 많이 공감이 되었다.
타인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을 위해 끊임없이 식욕을 억제하던 일도 있었고, 주목받기를 원한적도 있으니.. 또한 내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다른사람에게 일부러 맞추며 거짓반응을 한적도 있으니...
온전한 나를 찾기위한 불안정한 과정의 추적이 결국 젖니를 뽑아내고 새로운 영구치를 맞이하는 내삶을 더 단단히 하는 과정이 아닐까?
내면의 갈등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문체의 힘이 그대로 나에게 전달되어 나역시 내면이 불안했던 유년기의 기억에 빠져들수 있었던 소설이다.
나는 과연 젖니를 뽑아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