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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은 것: 프랑스의 판화가 귀스타브 도레의 삽화가 실린 1860년도판 『돈키호테』. 성경, 기독교, 교회사에 관한 모든 책. 인물 H에서 K까지의 모든 전기. 미국과 영국의 모든 희곡. 셰익스피어의 모든 작품. 컴퓨터, 천문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의학, 지진학, 공학, 금속공학과 관련된 책 9000권. 과학부의 제본되지 않은 모든 원고. 건축가 안드레아 팔라디오가 1500년대에 쓴 책. 도면과 설명서가 첨부된 1799년부터의 미국 특허 목록 550만 개. 비슷한 시기부터의 캐나다 특허 자료. 저자 A부터 L까지의 문학작품 5만5000권. 최초의 현대 영어 완역본인 1635년도 커버데일 성경. 수십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제인 항공 연감. 경영서 9000권과 잡지 6000권. 사회과학서 1만8000권. 1896년에 출간된 패니 파머의 『보스턴 요리학교 요리책』 초판. 팝콘 레시피 책 6권을 포함한 요리책 1만2000권. 물에 닿으면 끈적끈적한 곤죽이 돼버리는 유광지에 인쇄된 예술 간행물과 예술서적 전부. 조류학 도서 전부. 도서관이 소장했던 마이크로필름 전체의 4분의 3. 물에 젖자 떨어져버린 사진 2만 장의 정보 라벨. 불탄 구역에 어쩌다 잘못 꽂혀 있던 모든 책. 우리는 이 책들이 뭔지 모르기 때문에 뭘 잃었는지도 모른다. 총 40만 권의 책이 불길 속에 사라졌고 70만 권이 연기나 물, 혹은 두 경우 모두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알라딘 eBook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 (수전 올리언 지음, 박우정 옮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