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있는 시간은 내가 그곳에 도착했을 때보다 더 부자가 되어 떠날 것을 약속하는, 방해받을 일이 없는 꿈같은 시간이었다. 상점에 갈 때와는 달랐다. 상점에서는 내가 원하는 것과 엄마가 사주고 싶어하는 것 사이에서 줄다리기가 벌어질 게 뻔했다. 반면 도서관에서는 원하는 것을 뭐든 가질 수 있었다. 나는 대출이 끝난 뒤 차에 올라타 우리가 그날 손에 넣은 책 전부를 무릎에 올려놓길 좋아했다. 탄탄하고 따뜻한 책들의 무게가 나를 누르는 느낌, 마일라 필름이 덮인 표지들이 허벅지에 달라붙는 느낌이 좋았다.
-알라딘 eBook <도서관의 삶, 책들의 운명> (수전 올리언 지음, 박우정 옮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