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8쪽
나는 열람실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는 얼마 안 되는 사람들을 둘러봤다. 어떤 이들은 책에 고개를 숙이고 있고 몇 명은 공공장소에서의 사적인 순간을 누리며 그냥 쉬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곳에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내 것이 아니지만 내 것처럼 느껴지는, 내가 사랑하는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그리고 그 공간이 얼마나 멋지고 특별한 느낌인지 들려주는 것, 이것이 내가 이 책을 쓰고 싶었던 이유다. 도서관이 던지는 무언의 약속은 세상의 모든 잘못된 것을 물리치는 것 같다. 내가 여기 있어, 부디 네 이야기를 내게 들려줘. 여기 내 이야기가 있어, 제발 들어줘.......라는 약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