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게 그대로였다. 종이 위로 연필심이 사각사각 굴러가는 소리, 방 한가운데의 책상에서 사람들이 숨죽여 소곤거리는 소리. 북카트가 삐걱거리는 소리, 책상 위로 가끔 책이 둔탁하게 떨어지는 소리도 똑같았다. 흠집투성이의 대출대, 보트처럼 큼지막한 사서들의 책상, 너덜너덜해진 공지들이 펄렁거리는 게시판도 모두 그대로였다. 끓는 물처럼 자분자분 끊임없이 분주한 느낌도, 얼마간 빠지고 더해진 선반 위의 책들도 분명히 똑같았다.
김은경
2024.04.19 화모든게 그대로였다. 종이 위로 연필심이 사각사각 굴러가는 소리, 방 한가운데의 책상에서 사람들이 숨죽여 소곤거리는 소리. 북카트가 삐걱거리는 소리, 책상 위로 가끔 책이 둔탁하게 떨어지는 소리도 똑같았다. 흠집투성이의 대출대, 보트처럼 큼지막한 사서들의 책상, 너덜너덜해진 공지들이 펄렁거리는 게시판도 모두 그대로였다. 끓는 물처럼 자분자분 끊임없이 분주한 느낌도, 얼마간 빠지고 더해진 선반 위의 책들도 분명히 똑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