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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파리 돌보기- 임솔아
이원영은 초파리를 좋아했다. 초파리의 날개와 눈을 특히 좋아했다. ( P.9)
어떤 일들은 아주 나중에야 볼 수 있다고. 4세대 초파리는 자신에게 생긴 일을 결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p.16)
내가 왜 소설을 쓰기 시작했더라. 지유는 이유를 지어냈다. 이제 지유 안에 자리잡고 있는 것은 잊어서는 안 되었던 무언가가 아니라, 중요한 것을 잊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P.19)
"지유야, 원영이가 깨끗이 다 나아서 건강해지는 결말을 써 줘."(p.30)
원영이 다 낫는 결말을 쓸 수 없다고 원영에게 말할 수는 없었다. 해피엔드를 쓰는 것이 어떤 소용이 있다고 생각되지도 않았다.
"그렇게 쓰면 뮈해. 소설은 소설일 뿐인데."
수화기 너머로 원영의 들뜬 기운이 꺼져가는 것이 느껴졌다. 그러니, 그런가, 같은 말을 중얼거리다가 원영은 물었다.
"소설일 뿐이면, 왜 써?." (p.31)
가장 시시한 문장으로 지유는 소설을 끝맺었다. 이원영은 다 나았고, 오래오래 행복하다.(p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