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쪽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이고, 또 소설이니 금방 읽을 수 있을 거라 여겼습니다.
하지만 그러질 못했어요. 작가님은 어떤 아픔도 과장없이 있는 그대로 전하는데, 그것만으로도 아파서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가름끈을 여러번 끼우고 책을 덮었어요. 내가 내 가족이 겪은 일도 아닌데
눈물이 주륵주륵 나고 콧구멍이 솜으로 막힌 것처럼 속이 갑갑해서 꼭 혼자 있을 때 몰래 읽었습니다.
경하가 인선의 집으로 가는 여정을 눈으로 쫓을 때만 해도 이게 왜 사랑에 대한 이야기일까, 경하가 눈 속에서 느낄 고립감에 발을 굴리며 읽었습니다. 끝까지 읽으니 정말 이것이 사랑에 대한 소설이었고, 작중 모든 인물들이 사랑을 말하고 있음을 깨달았어요,
인선 어머니로부터 인선, 경하, 그리고 책을 읽는 저한테까지 사랑이 전해져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