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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는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무엇이든 다 아는 사람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정호는 알지 못할 것이다. 그 말을 하고 있는 자신이 얼마나 역겨운 표정을 짓고 있는지를.
정호와 거주지를 함께하며 한때 정호에게 괴롭힘 당한 현철을 떠올리는 '나'의 이야기, 파주.
지나고 보니 시시한, 그러나 도무지 그대로 둘 수도, 흘러가 다시 반복되게 할 수도 없는 그런 고통스러운 기억에 관한 이야기.
시시해서 사람이 죽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그런 무서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