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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어쩌다 내가 이런 신세가 된 걸까. 어째서 날 필요로 하지 않는 거지? 내게 기회조차 주지 않았잖아. 나와 친해질 노력도 하지 않고 이제 와 날 버리겠다니. 차라리 서랍장 안에 그대로 있었더라면. 대파 따위에 밀려 버려지다니. 나는 자동인데. 허리에 찰 수도 있고 리모콘으로 세기를 조절할 수도 있는데. 햇빛도 물도 필요 없는 나를 이런 식으로 내치다니.
129. 그런데 나는? 나와 눈점이는? 우리는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관계도 못 되는 걸까, 나와 지현이는 언제까지 먹점, 눈점이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