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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사랑에 대해 쓰려고 한다. 몸에 힘을 다 빼고 사랑을 할 수 있을까. 불신과 누추함 질투 열등감 같은 것을 떼어낼 수 있을까. 나는 사랑 앞에서 지지 않으려고 한다. 습기는 땀으로도 뺄 수 있다니까 이제 나는 사랑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불안하면 불안하다고 그리우면 그립다고 모르면 모르겠다고 알면 알겠다고 알아도 몰라도 사랑한다고 나만 나를 잃고 너는 너를 잃지 않는 게 무섭다고. 사랑에 빠져드는 느낌은 통제력을 서서히 잃어가는 느낌인데. 내가 바라는 건 바라는 게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사랑을 계속하는 거라고. 이제 나는 사랑에 대해 말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