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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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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하지 않는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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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6
27
쪽
p.17 어떤 사람들은 떠날 때 자긴이 가진 가장 예리한 칼을 꺼내든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가까웠기에 정확히 알고 있는, 상대의 가장 연한 부분을 베기 위해.
2021-09-18
58
쪽
p.44 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 속력 때문일까, 아름다움때문일까? 영원처럼 느린 속력으로 눈송이들이 허공에서 떨어질 때, 중요한 일과 중요하지 않은 일이 갑자기 뚜렷하게 구별된다. 어떤 사실들은 무섭도록 분명해진다. 이를테면 고통. 유서를 완성하겠다는 모순된 의지로 지난 몇 달을 버텨왔다는 것. 자신의 삶이라는 지옥에서 잠시 빠져나와 친구를 병문안하고 있는 이 순간이 기이하게 낯설고 선명하게 느껴진다는 것.
2021-09-18
89
쪽
p.81 내가 축대에서 떨어졌던 그 밤에 꿈을 꿨다고 했어. 다섯 살 모습으로 내가 눈밭에 앉아 있었는데, 내 뺨에 내려앉은 눈이 이상하게 녹지를 않더래. 꿈속에서 엄마 몸이 덜덜 떨릴 만큼 그게 무서웠대. 따뜻한 애기 얼굴에 왜 눈이 안 녹고 그대로 있나.
2021-09-19
141
쪽
p.135 모른다, 새들이 어떻게 잠들고 죽는지. 남은 빛이 사라질 때 목숨도 함께 끊어지는지. 전류 같은 생명이 새벽까지 남아 흐르기도 하는지.
2021-09-22
168
쪽
p.149 움직여봐. 내가 구하러 왔어. 부드러운 것이 손끝에 닿는다. 더이상 따스하지 않은 것이. 죽은 것이. 아무것도 소리를 내지 않는다. 내 숨소리, 떨리는 패딩 코트 소매가 철망에 스치는 소리뿐이다.
2021-09-22
215
쪽
p.192 우리 프로젝트 말이야. 미소 띤 얼굴로 나를 돌아보며 그녀는 주전자에 생수를 부었다. 생각해보니 내가 제목을 묻지 않았어. 나는 대답했다. 작별하지 않는다. 주전자와 머그잔 두 개를 양손에 들고 걸어오며 인선이 되뇌었다. 작별하지 않는다.
2021-09-24
280
쪽
p.238 밤마다 악몽이 내 생명을 도굴해간 걸 말이야. 살아 있는 누구도 더이상 곁에 남지 않은 걸 말이야. 아닌데, 하고 인선이 내 말을 끊고 들어온다. 아무도 남지 않은 게 아니야, 너한테 지금. …내가 있잖아.
2021-09-24
332
쪽
p.325 숨을 들이마시고 나는 성냥을 그었다. 불붙지 않았다. 한번 거 내리치자 성냥개비가 꺾였다. 부러진 데를 더듬어 쥐고 다시 긋자 불꽃이 솟았다. 심장처럼. 고동치는 꽃봉오리처럼.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새가 날개를 퍼덕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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