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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이란 무엇인가. 내 것이 아닌 문장들을 고치고, 바로잡고, 다듬는 일이다.
남의 말을 듣는 것이 나의 모자람 없는 능력이라 해도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말을 듣는 일이 지겹고 지루한 때가 없었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것은 일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일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했기에 계속해온 일이었다.
문장 감각을 타고나는 사람은 없다. 그러한 감각은 읽기를 통해 길러지고, 쓰기를 통해 벼려진다. 문장 감각이 예만하고 섬세할수록 글을 잘 쓴다. 읽고 쓰는 일이 읽고 쓰는 사람을 만들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