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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쌓이는 먼지를 닦아내는 일이야. 그것은 춘희와 같은 감방 안에 있던 한 여죄수의 말이었다. 얼굴이 온통 주근깨로 뒤덮여 있던 그녀는 청산가리가 든 음식을 먹여 자신의 두 딸돠 남편을 독살한 죄로 사형을 선고 받았다. 이 때문에 감방 동료들은 그녀를 청산가리라고 불렀는데, 그녀는 사형을 당하기 전까지 쉬지 안ㄹ고 감방 안의 먼지를 쓸고 닦았다. 같은 방에 있던 다른 죄슈들이 살날도 얼마 안 남은 사형슈가 청소를 해서 뭐 하냐고 비아냥거렸을 때, 청산가리는 걸레로 마룻바닥을 훔치며 그렇게 대답했다. 덧붙여, 죽음이란 건 별게 아니라 그저먼지가 쌓이는 것과 같은 일일 뿐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