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드디어 읽어보는 올해의 젊작 수상집!!
대상을 받은 [모래 고모와 목경과 무경의 모험]이라는 작품부터 읽어보았답니다.
대상이라서 사실 기대를 하면서도 기대에 못내 미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어리석은 걱정을 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네요.
재미와 깊이 모두를 잡은 괜찮은 단편 소설!! 제목부터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죠? 왜 ‘모래 고모’인거에요? 그것부터가 궁금해서 미치겠더라고요~
목경과 무경의 부모님 이야기가 나올 땐 ‘잠시 멈춤’모드로 제 머릿속의 생각을 다이어리에 한참 옮겨적기도 했어요. 삶의 권태가 자주 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요. 그 권태의 길이가 각기 다르다는 것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할 것 같았거든요. 그것이 의무와 책임으로 연결될 경우 사회에 해를 입힐 수도 있으니 범죄로 받아들여야할지 개인의 역량으로 판단해야할지를 말이에요. 아무튼 여기서부터 ‘하기 싫지만 해야하고’ ‘할 수 있지만 하기 싫은’ 선택의 영역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이 글의 세 주인공 모래고모와 목경&무경의 산속 모험이 시작되고 남성의 소유물로만 여겨졌던 ‘총기’가 중심소재로 등장하죠. 이 모든 것들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고모가 목경을 발가벗기고 꼭 안은 채 엉덩이에 좌약 해열제를 ’쓱‘ 밀어넣었던 것 같다. ( 이 부분에서 기억이 교차했따. 훗날 목경은 남자들이 약실에 총알을 넣는 것으 성행위에 비유하며 낄낄대는 것을 보고 불편한 기시감을 느꼈다.) “
표현도 거침없고 비유도 기발합니다.
고모와 조카 무경의 무언의 끈끈한 관계 속에서 발버둥치는 묵경의 짝사랑을 이해하는 것도 흥미롭죠? 고모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온 에너지를 다 쓰는 묵경과 달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언니 무경을 고모는 왜 선택한 것일까?! 언제고 이해할 수 없는 묵경의 입장.
어릴 적 나도 그랬던 기억이 떠오르더라구요. 사랑은 애써서 얻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 순간 나도 그제서야 진짜 ‘사랑’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아…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게 아닌 데 말이야!
아.무.튼.
재밌어요. 생각 나누기도 좋은 소설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