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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01
28
쪽
내가 바지를 발목까지 내린 상태로 변기에 앉아 죽는 일도 불가능하지는 않다. 어쨌거나 나는 너무 많은 시간을 거기 앉아 있으며, 이런 상황은 또 다른 의문을 발생시킨다. 죽어 있는 나를 처음으로 보게 되는 사람은 누구일까?
2021-11-01
31
쪽
나는 생각했다, 결국 여기에서 죽으려고 왔나보다. 이 창고는 정말이지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은가? 어쩌면 이들은 사람들이 말하는 천사인가보다. 밖에 있던 아가씨, 물론이지, 내가 왜 몰라봤을까, 그렇게 피부가 파리했는데, 나는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점점 추워지기 시작했다. 나는 생각했다. 그러니까 죽음은 바로 이렇게 우릴 데려가는군. 버려진 창고에서 홀딱 벗은 채로.
2021-11-01
44
쪽
내 이름은 레오 거스키입니다 가족은 없습니다 파인론 공동묘지에 전화 부탁드립니다 그곳의 유대인 구역에 제 묫자리가 있습니다 배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1-11-01
55
쪽
무슨 일이 일어나기를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것을 날려가는 바람이 불지도 않았다. 심장마비도 없었다. 문간에 서 있는 천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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