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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얘기 진짜 웃기지만요.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 생각
해본 적 있어요?
현철이 말했다. 엉성하게 담배를 피우며, 엉성한 말투로.
전 없어요. 매번 고비의 고비의 고비. 이거 넘으면 또 비슷한
내가 무서워지고, 무서워요 게 기다리고 있고. 근데 조금은 나아질 방법이 있어요. 남들이 보기에 그 방법이 비열해 보이고 엿같아 보이고 역겨워 보여도. 어쩌겠어요. 그렇게라도 보상받고 싶은 걸•••·그게 진짜 존나게받고 싶은 걸••••••
현철은 말을 마치고 나에게 고개를 한 번 숙인 다음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사라지는 현철의 뒷모습을 천천히 바라보았다. 현철의 뒷모습은 현철과 다르게 너무 빨리 사라졌다.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침을 계속해서 삼켰다.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도, 어디를 가려고 하는 것도 아닌 자세로.
➡️ 정호는 여전히 현철이 왜그러는지 이해를 못할 것이다
가해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영원히 알려고 애쓰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