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쪽
아버지는 얼굴을 찌푸렸다. 아버지의 사고방식은 오래 살아온 마을 밖으로 나갈 줄 몰랐다. 동네 사람들한테 대학을 졸업하면 월급은 얼마나 받을 수 있는 거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고, 한 백 엔 정도는 되는 거냐는 소리를 듣기도 한 아버지는, 그런 사람들에게 체면이 설 수 있도록, 졸업하자마자 내가 취직해주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 보면, 드넓은 수도를 근거지로 삼으려는 나는, 마치 거꾸로 서서 걸어다니는 괴이한 인간과 다를 바 없었다. 나도 사실 그런 인간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내 생각을 솔직하게 밝히기에는 너무도 거리감이 있는 아버지와 어머니 앞에서 나는 잠자코 있을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