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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이야기 콘도르는 날아가고.
앤솔로지 '선량하고 무해한 흉일저녁의 그들'에도 수록되었던 이 작품이다. 선선하고 따끈한 이야기였다. 제목처럼 노을이 내려앉는 시간에 먼 산과 산 사이로 콘도르는 날아가고 꿈처럼 노곤하게 떠오르는 이야기에 기대게 만드는 그런..
아이의 동네는 마치 내가 살았던, 아니 내가 자라던 동네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와서 말을 건다. 왜 그 첫번째 골목 거기 지나면 담배가게 있잖아. 거기서 그 남자애를 본 것 같지 않아? 라는 식으로..
어쩌면 현실은 더 꿈 같을지도 모르겠다. 믿거나 믿지 않거나 상관없이 시간은 콘도르의 날개 끝에 매달려 날아가는 중일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