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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것들이 모여 하루가 되고, 하루가 모여 삶이 되는 것처럼 잔잔한 대화들과 관계들이 모여 한 권이 책이 되어 저에게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는 시시한 것들을 사랑하고 시시한 것은 대체로 슬프니까요.”
책에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의 삶을 이루는 대부분의 사건과 감정은 역동적인 파도와 같지 않고, 수면 아래 잔잔하고 밀도 있는 움직임과 같다고 생각 한다. 어쩌면 그런 잔잔함과 고요함이 시시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런 것들이 쌓이게 되면 깊고 슬퍼진다.
그러니까 우리는 우리의 마음 속 깊이, 수면 아래 울렁이는 것들을 잘 살피고 보듬어 줘야 한다. 울컥 쏟아져 나오더라도 놀라 다그치지 않고, 비워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