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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소설 중 가장 흡인력 있던 소설이었다. 시작은 춘희의 출소에서 부터 평대의 벽돌공장으로 향하는 그 여정을 보며 꼭 어릴때 봤던 <길버트그레이프>속에 300키로가 넘는다는 거구 엄마를 떠올리게 했었다. 비단 춘희 뿐 아니라 소설 속 인물들 중 거구의 체구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들도 많았고 그 인물들 혹은 금복을 비롯한 주변 인물들에 대한 육감적인 신체묘사는 처음 소설을 접했을때 주는 묘한 야릇한 흥미가 이 소설을 더욱 가독성있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소설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노파에서 부터 금복 그리고 춘희라는 인물에 이르기까지 그들의 파란만장한 삶속에서 성공과 쇠락 그리고 그 안에서 묻어나는 인간미까지. 우리의 삶 속에도 매일 혹은 매 순간마다 느껴지는 희노애락의 감정을 이 소설 속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고 감동적이게.
나는 이 소설의 마지막 점보의 대사를 이 소설의 마무리로 기억하고 싶다.
"우린 사라지는 거야, 영원히. 하지만 두려워하지 마. 네가 나를 기억했듯이 누군가 너를 기억한다면 그것은 존재하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보잘것 없는 우리의 인생도 누군가의 기억속에 존재하게 될 것처럼 하루하루를 사는 우리에게 그 날들이 비록 아무것도 아닌 날들이 아닐거라고.. 모든 부귀영화와 인생의 파란만장함을 맛보고 살아간 금복보다 춘희가 더 많은 것들 (벽돌)을 남겼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