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아름, 망설이는 사람
가을 최민아, 꿈이 싫은 사람
겨울 이해든, 에버랜드에 가지 않는 사람
여름, 가을, 겨울,,, 추운 겨울, 새해, 봄, 다시 여름으로 이어지는 목차를 보면서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지더라고요. 한아름, 최민아, 이해든.. 주인공들의 이름이 계절 옆에 쓰여있어 살짝 추측을 해봅니다. 망설이는 사람, 꿈이 싫은 사람, 그리고 에버랜드에 가지 않는 사람이라는 설명에 살짝 이들의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얼굴을 자세히 보고, 얼굴에서 많은 것을 읽고, 얼굴에 많은 걸 담고 있는 아름.. 언제나 신중하고 배려하는 그녀를 해든은 좋아합니다.
자신만의 쿨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민아.. 언제나 뒤에서 바라보기만 하는 아름은 언제나 그녀가 부럽습니다.
언제나 자유롭고 당당하고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해든.. 그런 그녀에게 민아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합니다.
어찌 보면 서로가 서로를 질투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요. 어쩔 때는 아슬아슬하면서도,, 어쩔 때는 서로가 너무 다른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도,, 어쩔 때는 솔직하지 못한 그녀들이 답답하기도 했지만,, 조금씩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어가는 그들의 계절들이 너무 자연스럽네요. 너무 좋아 보입니다. 부럽기도 하네요.
책을 덮고 나서도 이들의 잔잔한 독백과 같은 말들이 떠오릅니다. 누군가에게 말하기보다는 자조하듯이 독자에게만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너무 좋네요. 메모해놓은 수많은 문장들을 하나씩 찾아가면서 다시 느껴봅니다. 아름, 민아, 해든..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 그러면서, 이런 문장들은 과연 어디에서 나온 걸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끝났지만, 잔잔한 감성은 한동안 제 마음에서 빠져나가지 않을 듯하네요. 아니, 오래오래 잡아두고 싶어요. 한국 소설만이 가진 감성이었기에 너무 좋았고, 김화진 작가만이 적을 수 있는 단어와 문장과 감정이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나 봅니다. 아마 이 책은 재독할 듯하네요. 오랜만에 한국소설 추천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