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아직도 낯선 분야인 복원가의 작업과 일상을 담담하게 서술한 책이 나왔다. 보존복원전문가 김겸의 책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했던 광화문 이순신 동상, 클래스 올덴버그의 <스프링>이 모두 그의 손길을 거쳤다. 김겸은 로댕, 마르셀 뒤샹, 살바도르 달리, 안젤름 키퍼, 헨리 무어, 호안 미로, 백남준, 권진규, 이성자 등 여러 작가의 작품을 복원했을 뿐 아니라 이한열 열사의 운동화와 문익환 목사의 피아노 등 다양한 근현대 기록물도 복원했다. 모두가 숨 가쁘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재빨리 폐기 처분하기 바쁜 시대에 가까이는 수십 년, 멀리는 수백 년 전 태어난 작품을 붙잡고 사라져가는 기억을 되살리는 그의 손길이 특별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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