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1986)는 흑림(독일 슈바르츠발트)에서 시작해 흑해(다뉴브 삼각주)로 끝나는 여행기, 즉 다뉴브 강줄기의 물을 따라가는 여행기다. 약 3000킬로미터에 달하는 다뉴브 강을 따라 4년간 여행한 이 독창적인 인문주의자의 책은, 거대한 초원과 습지 풍경, 다민족의 관습과 문화, 신화와 역사가 수놓인 여행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여기서 우리는 마그리스의 유장한 문체와 더불어 하이데거, 아이히만, 셀린, 싱어, 무질, 카프카, 카네티, 루카치, 프로이트, 슘페터, 요제프 로트, 다닐로 키슈 등 중부유럽 역사의 급류에 휘말린 정신의 소용돌이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