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의 시대』는 이디스 워턴이 57세에 집필한, 작가의 삶에서 분수령이 되는 작품이다.
이보다 앞서 발표한 『이선 프롬』(1911) 『암초』(1912) 『여름』(1917) 등의 소설에 자전적 요소가 투영되어 있기는 하나, 『순수의 시대』는 생득적인 뉴욕 상류층이라는 좁디좁은 사회적 관계망 내에서 관습에 억눌려 작가 아닌 사교계 일원으로서 결혼에 집중해야 했던 젊은 날과 이어진 불행한 결혼생활, 외도임에도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몰두했지만 결국 헤어지고 만 연인 등 자신을 옥죄고 소모시켜온 관계들로 인해 삶에 드리워진 어둠을 소재로 완성한 워턴만의 “고전 비극”이랄 수 있다.
또한 자신의 생애와 더불어 제1차세계대전 이후의 대전환을 예리하게 포착해 작가로서 목표로 한 위대한 예술적 성취를 거머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