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전·금방울전 (한국고전문학전집 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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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전』은 병자호란을 배경 삼아 주인공 박씨의 영웅적 활약상을 그린 작품이다. 뛰어난 재주를 발휘함에도 얼굴이 추하다는 이유만으로 멸시받는 박씨의 이야기는 여성이 능력보다 외모로 평가받던 당대 현실을 꼬집는다. 『금방울전』의 금방울은 적극적으로 남자를 사랑하는 인물이다. 금방울은 위기에 처한 해룡을 여러 번 구해주고 보호하는데, 이러한 능동성은 일면 가부장적 질서에 반기를 드는 모습으로도 읽힌다. 한편, 여성 주인공이 인간이 아닌 금방울로 등장한다는 점은 여성이 방울이라는 가면을 쓰지 않고서는 능동적으로 사랑을 표현할 수 없었던 사회의 억압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