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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이 작은 붉은색 함을 두 개 내밀었다. 열어보니 똑같은 화이트골드 색상의 까르띠에 팔찌였다. 백화점에서 사이즈까지 같은 까르띠에 팔찌 두 개를 달라고 말하는 남준을 떠올리자 웃음이 났다. 점원에게는 뭐라고 말했으려나..... 생각하는데 남준이 나의 왼쪽 팔에 팔찌를 채운 뒤 동봉된 드라이버로 이음매의 나사를 조여주었다. 그리고 다른 하나를 자신의 손에 채우고 낑낑댔다. 보다 못한 내가 나사를 조여주었다. 팔찌를 나란히 끼자, 마치 수갑을 한쪽씩 나눠 낀 느낌이었다. 그게 싫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