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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은 한강 작가의 책. 이탤릭체가 익숙해 좋았고, 소설의 분위기에 압도당해 읽었다. 겨울과 제주가 이렇게 한몸처럼 엮일 수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책을 펼치면 눈이 내리고, 인선의 병원과 그의 집에 갇혀 있는 것 같았다. 제주에 묻힌 유골들, 다루려 했으나 먼저 작별을 고해 버린 행위, 시간이 흘러 작별하지 않기로 다짐하는 것까지 다 마음이 먹먹했다. 하지만 소설의 목소리는 슬프지 않고 오히려 덤덤해서 그 강인함을 따라 완독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