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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나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여원 후 유년기에 여러 역정을 겪고도, 휴스턴에서 꽤 멋진 삶, 사랑이 가득한 삶, 엘슨은 꿈에서나 바랄만한 무조건적인 지지와 호의로 채워진 삶을 일구어냈다. 그가 로나에게 끌린 것은 여러 의미에서 바로 그것, 그녀의 풍요로운 삶 때문이었다. 아직도 그는 데이브 밀하우저의 집에서 파티가 열렸던 밤 그녀가 어떻게 그의 눈길을 끌었는지 기억하고 있다. 그는 마당 건너편에서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로나와 눈길이 마주쳤고, 나중에 그녀가 불쑥 나타나 자신을 소개하며 그의 작품의 팬이라고, 오래전부터 그가 설계한 건물들에 심취해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너무도 쉬운 상대, 전혀 진지할 것 없는 유혹처럼 느껴졌다. 그는 로나에게 건축과 미술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녀는 상대에게 홀딱 반한 여학생에게나 어울릴 법한 넋나간 표정으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그는 그녀의 침대에, 그녀는 그의 가슴에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렇게 되고부터, 그가 저 자신의 불안과 두려움에 떠밀려 이상한 의심으로 그녀를 밀어내면서부터, 그런 시절은 끝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