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기 위해서는 유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야 했고 우리는 그런 일이 없는 것처럼, 그런 사람이 애초에 없었던 것처럼 그 이야기를 피했다. 그래서인지 나는 종종 그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실감하는 데 실패하곤 했다. ....그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다가 나는 조금 소름끼치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는데 그것은 결국 그 일이 내게 일어난 계 아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일은 내게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그 일은 참혹하고 불운한 일어었지만 내게 일어난 일이라기보다는 내가 겪은 일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인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