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의 학교에서 돌아와 그녀는 서재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평 소에는 정리를 하면 괴로운 마음이 잦아들곤 했지만 그날은 그렇지 않았다. 소리가 많이 지쳐 있다는 담임교사의 말이 그녀를 아프게 했다. 자신에게는 지쳤다는 말조차도 할 수 없었던 걸까. 서재를 정리하고 나서 그녀는 다시 소리의 글을 읽었다. 소리는 기억력이 좋은 편이었다. 있었던 일을 곧잘 기억했고. 거짓을 말 지 않았다. 하지만 그 글을 읽으며 그녀는 소리가 그때의 기억을 많은 부분 미화하고 있다고 느꼈다. 사실을 왜곡해서가 아니라.
그때를 바라보는 소리의 시선이 그랬다. 하지만 다시 곰곰이 돌아 보니 어쩌면 소리에게는 모든 것이 정말 그렇게 보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