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는 그때 고작 열 살이었어. 나는 천박하다는 말의 뜻을 몰랐고, 언니도 정확히 알지는 못했을 거야. 하지만 그 말을 하는 아빠의 목소리와 표저아에서 우리는 그 단어의 뜻을 가슴으로 이해했어...(중략)...나는 모르는 단어를 물어보는 걸 즐겼지만 그때는 본능적으로 그 단어가 무슨 뜻인지 물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 할머니가 그 말을 했을 때 내게 밀려오던 낯설고 두려운 느낌의 정체를 알고 싶지 않아서였어. 창녀라는 말이 내게서 아주 멀리 있으면서도 사실은 나와 관련된 말일 거라는 생각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거든. 그러다 아바가 언니에게 고급 창녀가 되고 싶냐는 말을 했을 때 나는 그 낟ㄴ어가 내게 한 발짝 더 다가오는 걸 느꼈고, 그 말과 연결된 나의 존재가 불편하고 불쾌하게 느껴졌어. 시간이 지나서 그런 감정을 수치심이라고 부른다는 걸 알게 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