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비행을 할 때면, 검은 하늘을 날아가고 있을 때면 나는 종종 멀리서 나를 바라보는 이모를 느낀다. 이모의 시선은 조종실 너머 에, 비행기 너머에, 밤하늘과 대기 너머에 있다. 희박한 공기와 낮 은 온도, 여러 층을 올라가면 결국 사라지는 대기와 우주공간의 시작. 내가 아는 하늘은 그런 것이지만, 그런 순간에 나는 문득 옛 날 사람들의 믿음을 떠올린다. 환한 낮이 아니라 어두운 밤에만 지상에 닿는 저 너머의 눈빛이 있다는 믿음을 말이다. p.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