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말이 내게는 자격지심이나 피해의식을 갖지 말라는 충 고로 들렸다. 그런 식의 생각이 얼마나 어리고 미성숙한 것인지 왜 모르느냐는 채근으로 들렸다. 나는 내가 그런 어린애가 아니라 고 항변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그녀의 말에 그다지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듯이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p.40
나는 그때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던 것인지 종종 상상해보곤 했 다.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세상 탓하면서 해소되지 도 않을 억울함 느끼는 것 바라지 않아.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어린 여자라는 이유로 무례하게 대하는 사람들, 그냥 무 시해버렸으면 좋겠어. 나도 모르는 거 아니야. 난 희원씨가 상처 의 원인을 헤집으면서 스스로를 더 괴롭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p.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