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글에서 그녀는 성공한 사람도, 자유로운 사람 도. 세상 다른 사람들보다 어딘가 특별하고 특출한 사람도 아니었 다. 다만 그녀는 자신을 타인처럼 여기고 있었다. 타인을 바라보 는 시선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 은 무심했고, 더 나아가 무정하기까지 했다. 이겨내기 어려웠을 것이 분명한 비참한 순간에 대해 기록하고는 바로 다음 단락에서 슈퍼 앞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태연하게 스크류바를 먹는 장면을 적는 식이었다. 본인이 의도했든 그러지 않았든 그런 식의 구성이 여러 번 반복되었는데, 그게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녀에게는 그런 아프고 폭력적인 순간들이 스크류바를 먹는 순간만큼이나 평범하고 일상적인 일이었다는 느낌을 줬기 때문이다. p.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