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 함께 목욕에는 그보다 더 근본적이고도 생리적인 불안과 불쾌가 .... 말로 빚어 입 밖으로 내는 즉시 인정은 고사하고 타박이나 받지 않으면 다행인 심리적 충돌이 도사리고 있었다. 충동이 아니라 충돌, 최소한 두 부 모서리 이상으로 단단한 어딘가를 들이받아 머리를 깨지 않고 선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 않은 어떤 기조와 태도들을, 그 로부터 지나치게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야 언어로 나타낼 수 있게 되리라는 걸, 그때의 나는 미처 몰랐다. 그것도 더듬더듬 드문드문, 부정확하고 비구체적인 지시대명사들을 동원해가면서.
더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