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실린 여섯 편의 작품들은 그의 작품세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것이리라 짐작해 본다. 또한 그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주제들도 담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단편집에서는 상대적으로 이해가 용이했던 작품들이 있었는가 하면 다소 난해한 작품도 있었다. 그의 상상의 세계가 현실을 넘어서 점차 비현실, 추상의 세계로 이르게 되면서 더욱 그러했다. 그러면서도 호기심이 일었다. 이 이야기의 결론은 어떻게 날 것인지에 대해서.
이 단편집의 제목은 <있을 법한 모든 것>이고, 작가 역시 이 제목이 단편집들의 내용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표제작은 사실 그러한 제목과는 조금 거리가 있어 보였다. 왜 그러한 제목이 붙었을까. 반복해서 읽어봐도 쉽게 와닿지는 못했다. 다만 현실과 비현실의 공존, 여러 가지 가능성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불안과 동경마저 포함한다.
그러한 불안은 불신으로 커져간다. 이는 <노커>에서 타인에 대한 불신과, 언어와 소통을 기반으로 한 사회의 붕괴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러한 가상의 상황이 닥치지 않았더라도 이미 우리 사회는 소통이 무너진 것은 아닐까? 그리고 폭력 역시 일상화되어 버린 것이 아닐까.
그럼에도 작가는 희생적인 사랑도 보여준다. <니니코라치우푼타>의 어머니의 사랑, 그리고 자식으로서의 사랑, <노커>에서도 드러나는 어머니의 사랑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그 밖에도 다른 형태의 사랑들이 있지만 그것들은 낯설면서도 익숙한 것들이었다.
결론적으로 그의 작품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현실을 더 선명하게 보여주었다. 막을 한 커플 벗겨 난 그 광경은 우리가 등을 돌리고 있지만 결국은 마주해야 할 현실일 수도 있다. 그 안에서 살아가면서 보아야 할, 느껴야 할 많은 것들. 그리고 있을 법한 모든 것들.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느냐고 우리에게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