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 01 10 11은 예정된 계산이 아닌 즉흥과 충 동으로 이루어져 광기를 품고 널뛴다. 우리는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고 죽으면서 살아가고 살면서 죽어가는 우주의 한 조각에 불과하여, 상상에서만 결합과 증식이 가능한 합성어와 파 생어를 무한히 낳을 수 있다. 그러니 우리는 무엇이든 되도록 하 자. 이 세상에 기입되는 단 하나의 문장, 그 종지부에 찍히는 부호 라도 되도록 하자. 그러기 위해 우리는 서로 같으면서 다른 모습 으로 동시에 조우해야 한다. 이 조우의 중첩이야말로 우리의 존재 이유이며 설령 이유가 거세되더라도 존재 그 자체이자 전부이고, 무의미야말로 이 세상의 유일한 의미임을 증명하는 파동이다. 산산조각난 신의 찻잔이 우주에 흩어져 별이 된다. 1/들은 당신이 기다리는, 동시에 누구도 원치 않을 0의 총합이다. p.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