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졸업한 곳은 국 민학교이고 나는 국민학생이었단 말이다. 이 국민의 원래 의미 유 래가 '황국 신민'의 준말이었다는 정신적 역사적으로 큰 문제가 있다지만, 교장 교감의 월요일 전체 조회 훈화에서는 애들을 우중 이나 중의 운동장에 세워두고 각목으로 흘러가면서 여러분이 이 나라의 슬기로운 국민의 일원으로 자라나야 한다는 요지의 얘 기가 반복됐으므로 우리야 그걸 문자 그대로 나라 사람인 줄 알 며, 국민을 육성하는 주요 방식이 대가리 내밀지 말고 아가리닥 치고 줄 맞추어 똑바로 서지 못하겠느냐는 욕설과 구타라는 점에 서 국민 되는 길 참으로 험난하구나 따위만 알지 누가 황국 식민 지와 연관 지어 생각하겠냐고. p.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