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픈 거래? 민주가 문제집 의 정답지를 어디다 감추기라도 한 것처럼. 왜,를 알면 문제의 싹 을 제거할 수 있기나 한 것처럼. 콧물과 기침, 열이 심한 딸을 안 고 소아과에 다녀오면 남편은 묻곤 했다. p.74
비록 답이 안 나오더라도 왜를 묻는 게 인간의 본능이 고 그게 종족 존속의 수많은 이유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겠지만, 남편의 자잘한 후속 반응들을 통해 민주는 그의 왜 그런 거래?가 단지 습관적 입말이 아니며 그렇다고 진지한 궁금증도 아닌, 완곡 하게 책임 소재를 묻는 것임을-옷을 두툼하게 입히면 어때? 에 어컨 앞에 앉히지 말지? 아이를 어린이집에 그렇게 오랜 시간 둘 필요가 있을까?-어렴풋이 알아차렸다. p.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