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서툴게, 그리고 빼곡하게 적어든 영화 제목들은 모두 우 리 작업팀이 분장에 참여한 작품들이었다. 내가 십오년을 일했지만 변변한 부와 명에는 얻지 못했던, 당연히 주연배우와 감독의 명성 뒤에서 그늘로 움직였던, 웬만한 시네필이 아니고서야 대부분 끝까지 지켜보지 않으며, 구독제 영화 사이트에서는 아예 '스 킵하기'가 디폴트로 설정된 엔딩 크레디트 자막에조차 개개인의 이름 대신 사무실 작업 팀의 이름으로만 실리게 마련인.
이유는, 차차말씀드릴게요. 지금 조리 있게 설명하기가 좀 그 래요. 아무튼 우리집에 두고 싶어요. 다음번에 가지러 갈게요.